
작가로 변신하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과거 대부분의 연예인은 본업인 연기나 노래로 자신의 감정을 전달했다면 최근에는 에세이부터 산문집, 시집 등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책을 출간하며 솔직한 이야기를 전한다. 연예인의 책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도 오르면서 출판사 또한 스타 작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창섭, 베스트셀러 석권…문가영, 출간 1주년 기념 리커버판
그룹 비투비 멤버 겸 뮤지컬 배우 이창섭은 지난달 첫 에세이 ‘적당한 사람’을 출간하며 성공적인 작가 데뷔를 마쳤다. 적당한 사람은 이창섭이 가수로 시작해 뮤지컬 배우, 웹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한 치열했던 시간과 노력을 기록한 에세이다.
모든 것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가장 완벽하게 알맞은 ‘적당함’에 닿을 때까지 악착같이 반복해야 했던 연습과 인내의 시절을 담아냈다. 저자 이창섭은 가장 일상적인 순간부터 그간 꺼내 보이지 않았던 내밀한 생각까지 책을 통해 공유했다.
작가로 처음 변신한 것임에도 반응은 뜨거웠다. 정식 출간에 앞서 예약 판매만으로 알라딘·예스24·교보문고 등 국내 주요 온라인 서점의 주간 및 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출간 이후인 현재까지도 적당한 사람은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자리잡을 정도로 독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배우 문가영은 지난해 선보인 첫 산문집 ’파타(PATA)’로 꾸준히 독자들과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파타는 작가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치열하게 마주하고자 하는 문가영의 내밀한 언어들이 담긴 책이다. 출간 1년이 지났는데도 꾸준한 관심을 받은 덕에 8쇄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지난 5일엔 출간 1주년 기념으로 특별 리커버판을 출시했다. 대만과 인도네시아에서도 번역 출간이 완료돼 해외 독자들과도 만난다.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측은 “대중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 리커버판으로 재출간되는데 출간 1주년을 기념해 교보문고 제안으로 단독 리커버판이 출간된 것은 드문 사례”라고 자평했다.
◆양세형 시집, 박정민 출판사 창업…스타들의 책 사랑
스타들의 도서 출판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배우 진서연이 9년간 써왔던 글을 모아낸 에세이 ‘견딜 겁니다’를 내놨다. 정체를 숨기고 다른 필명으로 SNS에 올린 글을 본 출판사가 먼저 연락을 했다. 진서연은 본업으로도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지만 “계속 글을 써나가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2023년에는 개그맨 양세형이 시집 ‘별의 길’을 출간해 주목받았다. 과거 수능 시험에서 400점 만점에 88점을 받은 데서 착안해 88편의 시를 수록했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그가 방송인으로 생활하며 느껴온 희로애락 등 다양한 소재의 글이 담겼다. 오랫동안 시를 사랑해왔던 양세형은 “사람들이 친근하게 여기는 코미디언이 시를 직접 쓰는 걸 보면서 시를 어려워하지 않고, 가까이하며 읽고 쓰고 아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시집을 써낸 이유를 밝혔다. 양세형은 시집 인세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로 정상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문상훈은 지난해 첫 에세이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을 출간하며 각종 베스트셀러를 석권했다. 이 외에도 가수 전효성, 배우 안재현, 밴드 소란의 보컬 고영배, 개그맨 김영철 등이 최근 몇년간 에세이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연기 입문 전 4년 동안 잡지에 칼럼을 연재할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하는 배우 박정민은 출판사까지 차렸다. 박정민은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을 비롯해 공동 저자로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등을 내놓은 바 있고 과거에도 책방을 운영했을 만큼 책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출판사 “기존 팬덤 덕에 판매 보장”
스타들의 작가 변신 릴레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엔 인기에 힘입어 쉽게 책을 내놓는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현재는 다방면에서 솔직한 이야기를 전할수록 대중의 호감도를 산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인지도 높은 스타들의 작가 변신이 반갑다.
이창섭 에세이 적당한 사람을 출판한 21세기북스 관계자는 “연예인은 기존의 팬덤이 있다 보니까 판매가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연예인뿐 아니라 영향력이 큰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들도 책을 많이 내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사례는 계속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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