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도어가 걸그룹 뉴진스의 독자 활동에 제동을 건 가운데 전속계약 분쟁 관련 재판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평행선이다.
양측은 지난 7일 열린 광고계약 체결금지 및 기획사 지위보전 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에서 서로의 주장을 고수했다. 채권자인 어도어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해 기획사의 지위가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채무자인 뉴진스는 하이브의 차별·견제로부터 제대로 된 보호 조치를 취하지 않아 해지 사유가 존재한다고 반박했다. 뉴진스는 지난해 11월 전속계약해지 통보 후 팀명을 변경(NJZ)한 채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어도어의 법률 대리인인 세종 측은 “전속계약의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임무를 모두 충실히 했고, 일방적 계약 파기는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발생시킨다”고 밝히면서 뉴진스의 성공 배경에 멤버들의 재능, 노력과 더불어 소속사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뉴진스 측은 “어도어의 모회사인 하이브가 소속 그룹들과 뉴진스를 차별하고 견제하는 행위가 계속되는데도 이를 방관해 전속계약 의무를 위반했다”며 “법원의 판단으로 활동하지 못한다면 전속계약을 노예계약처럼 운용한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호소했다.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와 관련해 새로운 주장도 나왔다. 참사 후 어도어 소속으로 일본 방송에 출연한 뉴진스는 추모 리본을 착용하려 했으나, 어도어 측이 일본 시청자의 반발을 이유로 착용을 만류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판 후 하이브 측은 “회사가 막을 이유가 없으며, 모든 아티스트가 리본 패용 의사를 밝혔다. 뉴진스는 본인들이 준비한 리본을 달겠다고 해 이를 존중했다”고 해명했다.

국회 국정감사까지 번진 일명 ‘무시해’ 사건에 관한 CCTV 영상도 공개됐지만 음성이 녹음되지 않아 발언은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아일릿 매니저가 “인사 하지 말고 무시해”라고 말했다는 이유로 뉴진스 측은 이를 직장 내 괴롭힘 행위라 주장했다.
어도어 측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하니와 민희진 전 대표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하니 본인도 크게 문제 삼을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한 사안을 민 전 대표가 키웠다. 허위 명분 만들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재판 후 하니는 SNS에 “나는 정확히 다 기억하고 있다. 내가 그 메시지를 쓴 사람인데, 어떻게 대화의 한 부분만 가져다가 자신의 관점에 유리하게 의미를 바꿀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가처분 심문에 당사자의 출석 의무는 없으나 뉴진스 멤버들은 직접 법정에 출석했다. 다니엘은 “5명이 무대에 서지만 (민 전 대표까지) 6명으로 이뤄진 팀이다. 대표님이 절대 이유 없이 그런 일을 할 분이 아니라”라고 울먹였다. 혜인은 “하이브 사람으로 바뀌어 버린 어도어는 멤버들이 부당한 처사를 겪어도 보호할 의지가 없다. 민 대표님처럼 진심으로 아껴주지도 않아 앞날이 막막하고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추가 증거나 자료를 제출받은 뒤 오는 14일 심문을 종결한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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