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 길 바쁜 KT가 외국인 선수 부상 악령에 눈물을 흘린다.
지독하게 운이 없다. 남자프로농구 KT가 벌써 5번째 외국인 선수를 찾는다. 부진과 부상이 이어지며 4번이나 외인을 교체했는데, 어렵게 영입한 자렐 마틴마저 쓰러졌다.
치열한 2위 경쟁에 적신호가 켜졌다. 25일 현재 3위(29승19패) KT는 2위(30승18패) LG를 1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애초 막판 스퍼트를 통해 4강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외인 부상이라는 변수가 반복해서 괴롭힌다.

유독 올 시즌 2옵션 외국인 선수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 처음 선발했던 제레미아 틸먼은 기량 미달로 짐을 쌌고, 교체 카드를 써 영입한 조던 모건은 2경기 만에 우측 햄스트링 파열로 이탈했다. 이스마엘 로메로로 공백을 메웠지만 계약 문제 탓에 푸에르토리코로 떠나야 했다. 다행히 모건이 컴백했는데, 다시 발목 부상에 고개를 숙였다. KT는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마틴을 일시 대체 외인으로 영입했으나 그마저도 쓰러졌다.
이날 KT 관계자는 “마틴이 우측 제5중족골 피로골절 진단을 받으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며 “호주에서 약 1개월 휴식을 취하다 (팀에 합류해서) 운동을 열심히 했다. 이 과정에서 무리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외인 영입 및 운용은 한 시즌 농사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그만큼 신중을 기해 선발했다. 다만 좋은 선수를 뽑아 놓고도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예방이나 대비를 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KT 역시 올 시즌 심혈을 기울여 외인 영입에 나섰다. 기량은 물론 부상 이력, 메디컬테스트까지 꼼꼼하게 확인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부상을 막지 못했다.
가만히 손 놓고 있지 않는다. KT의 정규리그 일정은 단 6경기 남았지만, 대체 자원 영입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끝까지 2위 경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동시에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는 1옵션 외인 레이션 해먼즈의 체력 안배 및 PO 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재활에 매진 중인 모건은 PO에 맞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2위 경쟁과 누적될 해먼즈의 부담을 생각하면 대체 선수가 필요하다”면서 “기간이 짧고, 시장에 나와 있는 자원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최대한 빨리 영입하기 위해 알아보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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