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본선이 더 멀어졌다.
고개를 숙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요르단과의 8차전에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승점 16(4승4무)으로 B조 선두를 유지했으나, 2위 요르단(승점 3)에 승점 3점 차로 쫓기게 됐다.
홍 감독은 줄곧 고수하던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대신 변화를 줬다. 손흥민(토트넘)을 최전방에 세웠다.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이동경(김천)이 2선에서 합을 맞췄고, 박용우(알아인)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중원을 책임졌다. 포백에는 오만전과 같이 이태석(포항), 권경원(코르파칸),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즈베즈다)가 지켰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1992년생 동갑내기 듀오가 빛났다. 손흥민과 이재성이 선제골을 합작하며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초반부터 양 측면과 중앙을 넓게 활용한 한국은 전반 5분 코너킥을 얻었다.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코너킥 키커로 나서 골문 앞으로 공을 배달했다. 침투한 이재성이 왼발 슈팅으로 툭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이재성은 요르단 킬러가 됐다. 요르단전 2경기 연속 골이다. 지난해 10월 요르단과의 예선 3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어 2-0 승리를 이끈 바 있다.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문제는 역습이었다. 전반 30분 마흐무드 알마르디에게 실점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무사 알타마리(스타드 렌) 강한 슈팅을 조현우가 막아냈으나, 튀어나온 공을 알마르디가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은 1-1로 끝났다.

변화를 줬다. 홍 감독은 후반 1분 이동경을 불러들이고 양민혁(QPR)을 투입했다. 양민혁은 처음으로 A매치에 출전했다. 심기일전한 한국은 볼 점유율을 가져가며 찬스를 노렸다. 득점은 쉽지 않았다. 후반 초반 코너킥 기회를 3번이나 잡았으나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후반 15분 손흥민이 찬 프리킥도 뜨고 말았다. 답답한 흐름에 홍 감독은 후반 23분 황희찬을 양현준(셀틱)으로, 35분 황인범을 오세훈(마치다)으로 교체했다.
역전은 쉽지 않았다. 후반 첫 유효슈팅도 늦었다. 후반 37분 양현준이 박스 안에서 시도한 헤더가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 추가 5분이 주어졌고 손흥민을 빼며 오현규(헹크)까지 투입했으나, 끝내 요르단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으로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이운재 베트남 대표팀 코치(133경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공동 1위는 136경기를 뛴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홍 감독이 차지하고 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양민혁도 기록을 세웠다. 역대 A매치 최연소 출전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18세 343일의 나이로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18세 351일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 부문 1위는 17세 241일에 데뷔한 김판곤 울산 감독이다.
수원=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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