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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오요안나 1주기…MBC는 사과했다

입력 : 2025-10-15 14:47:04 수정 : 2025-10-15 14: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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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오요안나씨 어머니 장연미씨가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고 오요안나 1주기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안형준(오른쪽) MBC 사장에게 명예사원증을 전달 받은 후 슬퍼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세상을 떠난 가운데, MBC가 1년 여 만에 공식 사과했다.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에서 오요안나 유족과 MBC의 조인식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MBC는 고인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명예 사원증을 수여하고, 재발방지책을 약속했다. 

 

안형준 MBC 대표이사는 먼저 오요안나 유족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방송의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MBC는 지난 4월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해 직원들의 고충과 갈등 문제를 전담할 창구를 마련했으며,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 등의 비위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도 수시로 시행하고 있다. 안 대표는 “책임 있는 공영방송사로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조직문화와 더 나은 일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형준 MBC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고 오요안나 1주기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오요안나 명예 사원증은 어머니 장연미 씨에게 전달됐다. 눈물을 흘리며 명예 사원증을 품에 안은 장 씨는 “많은 분의 응원과 염려, 도움 덕에 합의에 이르렀다, 함께해주신 분들 감사하다”면서 “이는 단순히 개인의 싸움이 아니다, 우리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직장 내 괴롭힘이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거 알게 돼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게 됐다, 그게 제2의 오요안나를 막는 길이다. 방송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상캐스터 오요안나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올 초 오 씨의 휴대전화에서는 동료 기상캐스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 내용이 공개되면서 집단 괴롭힘 의혹이 일었다. 

 

고용노동부는 5월 특별근로감독 결과, 고인에 관한 괴롭힘이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프리랜서 신분인 점을 들어 직장 내 괴롭힘은 인정하지 않았다. MBC는 이후 기상캐스터 1인을 계약해지했다.

 

고인의 모친 장연미 씨는 지난 9월 8일부터 MBC 앞에서 괴롭힘 관련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고인의 명예회복 등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여왔다. 이후 MBC와 잠정 합의하며 27일 만인 이달 5일 단식 투쟁을 중단했다. MBC는 기존 기상캐스터 직무를 폐지하고 정규 직무인 기상기후전문가로 전환하기로 유족과 합의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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