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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토크]‘하녀’를 선택한 이정재, 이미지 변신은 감독과 함께

입력 : 2010-07-06 16:56:28 수정 : 2010-07-06 16: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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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남자서 ‘재수없는 놈’으로…“팬 많이 줄면 어쩌죠?”
배우의 변신은 자유다. 하지만 평가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그렇기에 변신을 선택하고도 대중의 반응을 놓고 고민을 하는 게 배우다.

이정재는 5월13일 개봉하는 영화 ‘하녀’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 연기를 시도했다. 역할 자체가 좋은 이미지를 주지는 못하는 캐릭터다. 이정재는 고 김기영 감독의 1960년 개봉된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이번 작품에서 주인집 남자 훈 역을 맡았다. 아내 해라(서우)가 있음에도 집안 하녀 은이(전도연)와 불륜행각을 벌이는 인물. 당연히 지금까지 이정재가 보여온 이미지에서는 상당히 벗어난 캐릭터다.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이 영화 보고 제 팬 중 3분의 1은 떨어져나갈 거라고요. 그래선 안되죠. (웃음) 원작에서는 김진규 선생님께서 하신 역할인데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주요 캐릭터지만 분량이 적고, 물론 분량의 많고 적음은 상관없지만 지금까지 워낙 분량이 많은 역할만 해왔으니까요. 또 사실 훈이란 캐릭터가 재수없는 놈이라서요.”

‘재수없다’는 그의 역할에 대한 가정이 섞인 설명은 이렇다. 아마도 부잣집 재벌 2세여서 사업을 물려받은 인물로 몸에 우월의식이 배어있고 상대방에게 직설적인 언사를 가리지 않는 인물인 것. 지금까지 ‘바른남자’ 캐릭터가 이정재의 대표 이미지였다면 이번 영화로 그러한 이미지는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저의 고정적인 ‘바른남자’ 캐릭터에서 벗어나고 싶었는데 굳이 이런 캐릭터여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죠. 요즘 시절에 대우 못받는 역할이잖아요. 하지만 감독님을 믿었어요.”

이상하다. 어디에선가 들어본 말이다. 함께 출연한 전도연도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임상수 감독에게 비슷한 말을 했다. 전도연은 ‘갈증나던 차에 만난 감독과 작품’이라는 표현을 했다. 이정재는 이번 영화에 참여하는 과정이 어땠을까.

“워낙 감독님이 유머러스하시고 작품의 주제의식이 뚜렷하다보니 촬영을 진행하면서 힘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재미있었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아무튼 이번 작품으로 이정재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덕분에 동료배우들은 물론, 영화계 관계자들로부터 쇄도하는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정작 이정재는 얼떨떨하다는 반응이었다.

“한 번 갔다온 사람이라면 몰라도 저는 처음이잖아요. 별 느낌이 없네요. 감이 없다고 할까요. 아무튼 이번에 이 작품이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았으니 뭐라도 받았으면 좋겠어요. 저요? 아니에요. 저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이 상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영화는 칸 국제영화제가 시작되는 5월12일 이튿날에 국내에서 개봉된다. 칸 국제영화제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돼 작품성에 있어서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그런데 이정재나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전도연 모두 영화의 흥행까지 바라는 욕심(?)을 부렸다. 그런데 이정재는 임상수 감독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을 담아 그러한 바람을 표현했다.

“흥행까지 됐으면 좋겠어요. 감독님이 고생 많이 하셨거든요. 일단 저 말고 여배우를 셋이나 거느리고 작품을 제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그런데 감독님은 아주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이번 영화를 완성하셨잖아요.”

이정재가 이번 작품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은 아직 개봉이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 하지만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영화배우로서의 성숙한 면모와 이제 어떠한 캐릭터에도 도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은 확실히 이정재가 이번 영화로 얻은 성과물인 것으로 보인다.

글 스포츠월드 한준호, 사진 김용학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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