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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경석 LIG 신임 감독 "완벽한 체질개선으로 새 팀 만들겠다"

입력 : 2011-09-21 22:28:07 수정 : 2011-09-21 22:2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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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LIG 이경석 감독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남자 프로배구 LIG 손해보험이 ‘배구명가’ 재건을 위해 칼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그 칼은 이제 이경석(50) 신임 감독 손에 쥐어졌다. 이경석 감독은 지난 3일 전임 김상우 감독에 이어 LIG 손해보험의 새 지휘봉을 맡았다. 지난 1997년부터 모교인 경기대 감독을 맡아 온 이 감독은 경기대를 대학배구 최강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이제 3년간 LIG 손해보험을 프로배구 최강팀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이 감독을 수원에 위치한 LIG 손해보험 체육관에서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를 들어봤다.

- 모교인 경기대학교에서 오랜 감독 생활을 했다. 대학 감독에 대한 미련도 없지 않았을 텐데 프로행을 결심한 배경은?

“먼저 학교를 떠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특히 올해 신입생인 1학년 선수들은 나를 보고 학교에 들어왔는데 되려 내가 떠나버려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2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감독을 맡았고, 그 동안 많은 우승을 차지했다. 이룰 것은 다 이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정년이 보장된 학교 생활이 편할 수 있겠지만 좀 더 큰 무대에 도전해 내 능력을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때마침 기회가 왔다. 사실 LIG에서 연락올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도전의 무대로 LIG를 선택한 것인데 이번 컵대회를 비롯해 평소 밖에서 보기에 LIG의 장·단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했는가.

“사실 LIG 게임을 많이 보지 않았다.(웃음) 물론 내 제자들이 뛰는 모습은 챙겨봤다. LIG 감독직을 수락할 때까지 팀과 선수들에 대해 아는 정보는 거의 없었다. 지금도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몇 주간 겪어보니 선수들의 희생정신을 찾아 볼 수 없다. 공격 과정에서 유연한 협력도 없고 각자 따로 놀더라. 특히 세터와 공격수간의 콤비, 전반적인 조직력에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잦은 범실로 실점하고 마지막에는 스스로 무너졌던 것으로 판단된다.”

- 경기대와 고려증권에서 세터로 맹활약하셨는데, 최근 프로배구에는 유독 세터 감독이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또한 세터 출신 사령탑의 이점이 무엇인가.

“세터 출신 감독이 많은 것을 두고 다른 포지션 감독이 적기 때문이라고는 논할 수 없다. 엄연히 포지션이 다르고 각 포지션마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세터 출신들의 이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경기 내용의 잘잘못을 보다 잘 파악하며, 플레이 자체를 가능할 수 있는 플레이로 이끌어 갈 수 있다. 또한 선수들의 심리를 꿰찰 수 있기 때문에 약을 칠 때는 제때 약을 칠 수 있다. 그것이 세터 출신 감독들이 가질 수 있는 큰 장점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자신이 다른 (세터) 감독들과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크게 다를게 있겠나. 배구에서 전술적인 부분은 백지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감독이 선수들을 어떻게 끌고 가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내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기술을 총동원 할 생각이다. 내가 누구와 차이점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 경기대를 맡아 10차례 전국대회 우승을 이뤄냈고, 2006년에는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아 우승을 이끌었다. 이처럼 승승장구한 이유에는 이 감독님만이 추구하는 배구 스타일이 있을 것 같다.

“앞서 얘기했지만 배구는 백지 한 장 차이다. ‘남들이 평가하는 이경석의 배구는 좀 다르다’라고 해서 고맙다. 나는 수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격수가 공격을 잘하나 수비, 특히 리시브가 안된다면 반쪽 선수라고 본다. 공격으로는 1점을 얻는데 그치지만 리시브를 잘 한다면 총 3점을 얻을 수 있다. 그것이 내 배구 스타일이며 앞으로 그걸 팀에 녹여가게 할 계획이다. 물론 지금 힘이 두 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LIG 배구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완벽한 체질개선으로 새 팀을 만들겠다. 

- 김상우 전 감독은 2010-2011시즌 정규리그에서 팀을 준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이 감독님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이번 시즌 당면 목표는 무엇인가. 또한 다가오는 시즌을 대비해 어떻게 훈련할 것인가.

“일단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지금은 선수들의 각자 개인 기량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에 불과하다. 여기에 주축선수들이 국가대표로 빠져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훈련은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활용 가능한 선수들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훈련을 다 소화할 계획이다. 물론 1·2라운드에서 어느 정도 고전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성적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고, 더 나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프로라면 우승을 목표로 해야한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는 반드시 나올 것이다. 올시즌은 가능성의 유·무를 평가 받고 싶다. 내년을 대비해 올시즌 미흡한 것을 보완한다면 내년에는 충분히 우승 전력으로 끌어 올릴 수 있다.”

-팀 분위기가 지난 시즌에 비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훈련 방식 외에도 따로 바꾼 것이 있는가.

“물론이다. 무엇보다 훈련 시간을 줄였다. 이전에는 훈련 시간이 많아서 선수들이 경기 전부터 피로가 쌓인 것 같았다. 학생들은 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프로면 무엇보다 자신의 몸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훈련을 줄이는 대신 체력 및 몸 관리를 잘 할 것을 주문했다.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조화롭게 주면서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 하종화 현대캐피탈, 신춘삼 KEPCO45 감독과 함께 사령탑 데뷔 시즌을 치른다. 둘과의 인연은. 맞대결 소감은.

“신춘삼 감독님이 한양대 감독으로 계실 때 같이 대학배구 리그에서 자주 뵈었다. 하종화 감독과는 연배차가 꽤 있지만 그래도 대표팀에서 한 팀으로 뛰었다. 두 감독 모두 첫 시즌인 만큼 많은 어려움도 있을 것이고, 준비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하 감독하는 가끔 연락하면서 안부를 묻는다. 지난 19일 6개 프로팀 감독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식사를 했다. 그때 ‘올시즌 잘해보자’고 얘기를 나눴다.”

- 예전 선수시절 혹은 경기대 감독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와 그 이유는. 또한 가장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선수시절은 워낙 오랜 시간이 흘러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하지만 경기대에서는 많은 우승도 거뒀고,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기 때문에 많은 추억이 떠오른다. 무엇보다 올해가 뜻 깊고 기억이 많이 남는다. 올시즌 경기대는 세대교체의 시기여서 신입생과 2학년들로 팀을 꾸릴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번 전반기 대회 역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 가기 위해 열심히 뛰어줬고 우승을 차지했다. 어린 선수들에게 우승을 경험하게 해줄 수 있어서 정말 보람 있었다. 졸업을 하면 데려오고 싶은 선수들도 여럿 있다.(웃음)”

- 평소 취미는 주량과 좋아하는 노래는. 또한 스트레스 해소법은.

“운동으로 받은 스트레스는 운동으로 해결한다. 웨이트를 자주하고 종종 골프를 친다. 술과 담배는 7년전에 다 끊었다. 끊은 이유는 딱히 없다. 배구인들이 종종 ‘술 잘 먹어야 우승한다’고 해서 술을 마셨는데 우승이 쉽게 되지 안되더라. 오히려 술을 끊으니까 곧바로 우승을 차지했다.(웃음) 담배는 냄새가 많이나서 끊었다. 담배 끊고나니 가족들도 정말 좋아하더라 .”

- 가족들에게는 어떤 가장인지 궁금하다.

“나름 가정에 충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도자이다보니 아무래도 일반 가장들보다는 조금 부족한 점이 있다. 또한 성격상 마음은 있는데 표현을 잘 못한다. 아웅다웅 품어주고 이뻐해주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LIG 감독이 됐다고 소식을 전하자 아들이 가장 좋아하더라. 딸 역시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기뻐했다. 경기장에 가족들을 자주 초대해 가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다.” 

수원=유병민 기자 yuballs@sportsworldi.com

<통합뉴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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