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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송강호 강동원 주연 ‘의형제’, 두 남자의 우정과 인간미

입력 : 2010-01-20 21:17:24 수정 : 2010-01-20 21: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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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와 강동원. 그리고 국정원요원과 남파간첩.

영화 ‘의형제’는 강한 대비를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파면당한 국정원 요원 한규(송강호)와 버림받은 남파공작원 지원(강동원)이 뭉쳐 흥신소를 운영한다는 스토리가 흥미롭다. ‘영화는 영화다’로 호평 받았던 장훈 감독의 두 번째 영화다. 장 감독은 전작에서도 영화배우를 꿈꾸는 깡패(소지섭)와 깡패 같은 영화배우(강지환)를 대비시켰다. 데뷔작에서는 이를 흑백의 색깔 대비를 통해 다소 투박하게 연출했다. 그런데 ‘의형제’에서는 솜씨가 한층 노련해졌다.

송강호의 능글능글한 연기가 영화 전체 분위기를 부드럽게 한다. 그리고 강동원의 진지한 모습은 영화에 의미를 부여한다. 두 배우의 조합은 최상에 가깝다. 서로의 약점을 커버해주며 상대방을 높여준다. 그리고 의외의 웃음을 만들어낸다. 두 사람이 오피스텔에서 동거하는 상황에 집중해보자. 방에서 편하게 지내는 척 연기하지만 서로에 대한 의심과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그 아슬아슬한 상황을 영화는 코미디로 풀었다. 역시 송강호의 개인기가 빛나는 부분이다. 사적인 공간을 공유하다가 상대방의 아픔을 발견하게 된다. 갈등도 하지만 결국은 상처를 보듬게 된다. 그래서 ‘의형제’처럼 맺어진다.

남자들이 만들어나가는 영화다. 최근 여배우를 앞으로 내세워 감동을 선사하는 한국영화들이 많이 개봉된 가운데, ‘의형제’는 묵직한 남성적 매력을 선사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자는 베트남 신부 몇 명이 전부다. 송강호와 강동원은 흥신소를 운영하며 도망간 베트남 신부들을 찾아다닌다. 한국사회 속 인권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작정한 정도는 아니다. 베트남 보스로 고창석이 깜짝 출연해 영화에서 가장 진한 웃음을 준다.

역시 메인 주제는 남북문제다. 그러나 ‘쉬리’처럼 이데올로기를 갈등의 전면으로 부각시키지 않는다. 메시지를 뒤에 숨기고 두 남자의 우정을 부각시킨다. 그래도 해석의 여지는 풍부하다. 간첩 색출에 집착하는 한규와 배신자 처단에 집중하는 킬러 ‘그림자’의 캐릭터는 극우와 극좌의 영역에서 파악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인간미’를 부각시키며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의형제’는 완성도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걸작’의 수준까지는 아니다.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 마무리도 다소 싱겁게 보인다. 상업영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강한 논란 대신 대중성을 추구했다. 논란으로 발전할 수 있는 민감한 대사나 장면도 몇 개 포착할 수 있었다. 영화 속에는 마치 ‘숨은그림찾기’라도 하듯 정치적인 코드가 숨겨져 있다. 어쩌면 이것이 진짜 감독의 의도일 수도 있다. 2월4일 개봉.

스포츠월드 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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