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카리스마에 성적매력 물씬
지금까지 이미지와 180도 딴 판이죠"
이미지 변신? "작품 속 배역에 대한 욕심일 뿐…
성격 안맞아 이미지 탈피는 아니에요"
배우 한지민.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
"3보 이상은 걷지도 않았어요"
“일석삼조인 작품이죠. 일단 영화를 하고 싶었는데 덜컥 캐스팅이 됐고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배역을 맡았죠. 마지막으로 여자로서는 최고로 누릴 수 있는 온갖 꾸밈에 가마까지 타고 다니며 호사를 누렸어요. 세트장도 한객주가 등장하는 객주 접대실이 가장 화려했어요. 스태프분들은 어찌나 저를 예쁘게 그리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 기울이는 지 황공했죠. (웃음)”
3보 이상은 무조건 가마로 이동하는 배역의 특성 덕분에 큰 호사를 누렸다는 것. 영화에서 한지민은 카리스마 담당, 김명민은 허접함을, 오달수는 귀여움을 각각 도맡았다. 바로 주연 3인방의 이러한 이미지가 한 데 어우러져 사극이지만 전혀 새로운 코믹한 작품으로 재탄생시켜야 했다.
“김명민 선배님은 제 얼굴과 성격만 보다가 대본 리딩이 끝난 후에 ‘톤이 좋다’고 칭찬해주셔서 무척 감사했어요. 사실 헤어메이크업이 리딩이 끝날 때까지도 잡히지 않아서 저는 저대로, 감독님은 감독님대로, 스태프분들은 스태프분들대로 모두 달랐거든요. 어쨌든 김명민 선배님이 저를 영화에서 만나 곧바로 ‘허걱’ 하며 반해야 하는 설정이거든요. 선배님 덕분에 용기를 얻어 준비해서 갔는데 곧바로 오케이가 됐죠. 사실 제 얼굴에 여러 메이크업을 그려서 마치 아수라 백작같은 느낌으로 촬영장을 드나들곤 했어요. 오달수 선배님은 얼마나 매력적으로 나오는 지 몰라요.”
"타인의 삶 살아보는 연기 매력적"
한지민은 그 동안 특별한 기준없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한다. 연기의 재미를 준 작품은 ‘청연’. 덕분에 영화에 대한 애정이 살짝 더 높아 보였다.
‘경성스캔들’ ‘이산’ ‘카인과 아벨’에서 청순하고 밝은 캐릭터를 주로 선보여왔던 한지민은 이번 캐릭터로 확실히 변신에는 성공했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사극이라서 처음에는 시나리오를 안 읽었어요. 그런데 읽어보고 나니 이걸 다른 여배우들이 왜 아직 선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만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죠. 변신은 솔직히 캐릭터에 비하면 제게 있어서 비중은 떨어져요. 역할에 대한 욕심이지 이미지 탈피를 의도하지는 않았어요. 사실 그 동안 보여드린 이미지와 제 성격이 딱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어려움이요? 물론, 제 성격과 다른 역할을 표현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죠. 이번 작품은 오히려 저와 다른 인물의 삶을 살아보는 연기의 매력을 깨닫게 됐죠.”
배우 한지민. 사진=김용학 기자 yhkim@sportsworldi.com |
그러고보니 올해가 서른이다. 여전히 20대 초반의 풋풋함을 지니고 있는 한지민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그렇지만 특히 더욱 얼굴이 작았다. 작다는 이야기에는 ‘저는 원래 모두 작다’며 밝게 웃는다.
“아마 연기자로 데뷔하던 대학생 시절 송혜교씨 아역으로 나와서 여전히 저를 20대 초반처럼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서른살에 어울리는 제 이미지요?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애늙은이 같다는 소리를 듣곤 해요. 뭐 저는 좋게 생각하는 편이에요. 사실 친구나 언니들이 상담을 요청해오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성격상 적극 나서는 건 싫어해요. 대학교 조별 과제 때도 발표를 얼마나 피하고 싶어했는데요.”
이젠 여배우로서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배역으로 연기력 성장의 발판까지 마련했다. 특히 이번 영화로 2011년을 제일 먼저 시작하게 된 소감을 물어봤다.
“무대인사가 설 연휴 내내 있을 거예요. 전 무대인사가 제일 즐거워요. 돈 내고 보러와주셨는데 그 분들이 웃고 가셔야 보람된 일이잖아요. 객석을 가득 채워주신 모습을 볼 때는 정말 게릴라 콘서트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관객분들을 볼 때마다 긴장이 확 풀어지는 기분이 최고에요. 올해의 꿈이요? 늘 똑같아요. 하루 하루를 즐겁게 사는 거죠. 미래보다는 현재가 행복해야죠. 그래야 나의 미래도 행복으로 채워지겠죠. (웃음)”
한지민은 여배우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을 가장 가까이 느끼고 있는 사람이었다.
글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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