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오르며 야외 활동이 늘고, 운동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몸매를 가꾸기 좋은 헬스, 크로스핏, 복싱 등 상지 근력 강화 운동에 도전하는 사람이 증가세다. 이 시기 특유의 ‘몸짱 열풍’이 다시금 고조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운동에 돌입할 경우, 오히려 어깨 관절 질환을 불러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슬랩병변(SLAP lesion)’이다. 어깨 관절에 안정성을 부여하는 관절와순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이 질환은 팔을 들거나 회전하는 동작에서 통증과 이질적인 소리를 동반할 수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야외 스포츠를 하며 ‘뚝’ 소리와 함께 어깨 통증을 느꼈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슬랩병변은 어깨를 머리 위로 들어올릴 때 통증이 나타나거나, 어깨에 힘이 빠지는 듯한 불안정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무리한 운동 이후 어깨 통증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확인해보는 것이 회복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다.

슬랩병변은 일반적인 엑스레이(X-ray) 검사만으로는 확인이 어렵다. 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지만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근육통이나 회전근개 손상 등과 혼동되기 쉽다. 더욱이 어깨는 구조적으로 복잡한 부위로, 다양한 질환이 겹쳐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쉽지 않다.
이럴 때는 MRI 3.0T 고해상도 MRI를 통해 관절와순을 정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 MRI보다 해상도가 높아 연골이나 인대 손상 여부를 더 세밀하게 볼 수 있어, 초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어깨 관절은 운동 범위가 넓고 해부학적으로 복잡하기 때문에 진단 단계에서부터 경험 많은 어깨 전문의의 판단이 중요하다. 정밀 MRI 촬영과 어깨 특화 진료가 병행되어야 슬랩병변을 놓치지 않고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어깨 특화 의료진이 중요한 이유는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결정하는 데 있다. 무조건 수술하는 게 아니라 손상 정도에 따라 치료 방향을 결정해 환자의 걱정을 덜어주기 때문이다.
특히 슬랩병변은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연골 마모가 중심인 경우,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도수치료,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접근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 반면 인대가 파열되거나 불안정성이 뚜렷할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통한 봉합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러한 판단은 반드시 경험 많은 주치의의 임상적 평가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 같은 병변이라도 환자의 연령, 활동 범위, 직업, 통증 정도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어깨 통증은 운동 중의 급작스러운 움직임, 과도한 웨이트 트레이닝, 잘못된 자세 등으로 유발될 수 있다. 특히 상체 운동을 오랜만에 시작하거나 평소보다 무거운 중량을 갑자기 들 경우 어깨 관절에 무리가 가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운동 전 충분한 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어깨를 중심으로 한 관절과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킨 후 본운동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또한 예전 운동 강도를 기준으로 무리하게 무게를 늘리기보다는 현재의 몸 상태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것이 안전하다.
◆김영규 병원장은…
김영규 병원장은 정형외과 ‘어깨치료의 달인’으로 꼽힌다. 일반적인 어깨 팔꿈치 질환부터 스포츠손상 및 관절경 수술까지 많은 노하우가 있는 의료진으로 꼽힌다. 그는 가천대 길병원 교수 및 주임교수를 역임하고 대한스포츠의학회 회장, 대한견주관절 학회장을 지냈고, 2021년 대한정형외과스포츠의학회, 대한정형통증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김영규 수원S서울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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