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장관이 살아 숨 쉬는 이유, 강말금 배우의 타고난 천연덕스러운 유쾌함 덕분이다. 현실의 위트를 스크린 너머로 끌어올린 듯 현실 밀착형 조 장관이 완성됐다.
4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강말금은 극 중 부패 장관 조장관 역으로 분해 정치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업에는 관심 없고 당장 손에 쥐어지는 것에만 관심이 많은 부패한 고위 공무원이다.
주연 배우 하정우가 감독을 맡아 캐스팅부터 촬영까지 모두 책임졌다. 강말금은 “감독님과는 2021년 청룡 영화제에서 처음 인사를 했다. 당시 수상 소감으로 ‘누군가의 꿈을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 한 적이 있는데, 저에게 ‘우아했고 기품 있었다’는 칭찬을 해줬다. 그래서 장관 역할을 제안 주셨지 않나 싶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우아하고 고급스럽고 격 있는 게 연기해달라고 했다. 근데 막상 대사를 보면 그렇게 안 쓰여있다. 욕이 많더라”고 설명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현실 정치인의 모습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는 말도 덧붙인다.

최근에는 하정우와 일명 셀프 열애설로 화제가 됐다. 자신의 SNS 계정에 “혼자 보기 아깝다. 영화 같다”라는 글과 함께 눈 오는 날 하정우와 거리에서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에 하정우가 “1일”이라고 재치 있는 댓글을 달아 웃음을 자아냈다.
강말금은 “또래지만 살아온 길이 달라서인지 말은 못 놓겠더라. 감독님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살아온 세월이 저보다 훨씬 길고 깊다”라며 “뭘 제안하면 거의 다 받아 주고, 배우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주는 감독이다. 배우로서 좋은 자극이 된 점은 신의 깔끔함과 리듬감, 템포, 그에 맞는 연기 톤이 항상 고르다는 것이다. 공부가 많이 됐다”라고 호흡을 맞춘 하정우에 대해 믿음을 나타냈다.
가수는 노래 제목 따라가고, 배우는 작품 제목 따라간다는 말이 있다. 그런 부분에서 강말금은 복도 많다. 스크린 주연 데뷔작 찬실이는 복도 많지(2020)에서 보여준 섬세한 연기로 각종 영화제에서 신인 연기상을 휩쓸고 대중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로비와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를 통해 연기력과 화제성까지 인정받았다.

강말금은 이어지는 작품 러브콜과 대중의 관심에 대해 “연기는 ‘최고보다 최선을’이라는 말에 해당하는 일이다. 저는 스스로 순발력보다 해석을 잘하는 배우라 생각한다. 좋은 텍스트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것은 자신있다”며 “최선을 다해서 글을 흡수해 제 것으로 발전시키는 일이 너무 좋다. 그리고 제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의무다.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도 하고 사랑도 받을 수 있다는 건 너무나 영광스럽고 행복한 일”이라고 감사함을 나타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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