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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들이 입 모아 외친 ‘국제 경쟁력’… 여제 없는 韓배구, 진짜 시험대 오른다

입력 : 2025-04-16 11:15:53 수정 : 2025-04-16 13: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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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14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여자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이 코트를 떠나는 시간, 기어코 찾아왔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선수로서 작별을 고했다. 2024∼2025시즌 통합우승,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 만장일치 석권을 일궜다. 2005∼2006시즌 V리그 신인왕과 통합 MVP를 휩쓸며 시작한 ‘선수 김연경’의 서사는 완벽한 수미상관을 이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슈퍼스타의 마지막을 지켜본 감동도 잠시, 배구계는 이제 냉혹한 현실을 마주한다. 꾸준히 언급됐던 ‘김연경 없는 코트’가 출발선에 섰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미 예고편을 봤다.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로 인한 1년 지연 개최) 이후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내려놓자 여자배구는 가파른 내리막을 걸었다. 그나마 김연경이 V리그에 남아 있었기에 배구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그 브레이크마저 사라졌다.

 

누구보다 김연경이 그 사실을 잘 안다. 그는 “나 같은 선수, 나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어려운 문제다. 배구 유소년 풀(Pool)은 적고, 시스템적으로도 부족한 점이 많아 보완이 필요하다”며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관심을 불러 모으기 위해서라도 국제 대회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대표팀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해서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을지를 봐야 한다. 또 그 이후 2032 브리즈번 올림픽까지도 생각해서 미래 계획을 잘 짜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자부 MVP 허수봉의 어깨에도 수상의 기쁨과 함께 책임감이 자리했다. 그는 “그동안 대표팀 세대교체로 인해 어린 선수들이 모여왔다. ‘이제는 결과로 보여드려야 할 때다’는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이번 시즌은 달라야 한다. 대표팀 성적이 좋아야 V리그 인기가 올라온다는 걸 잘 안다.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남자배구 에이스로서의 숙명을 강조했다.

 

허수봉이 14일 서울 홍은동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남자부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김두홍 기자

 

진정한 시험대가 다가온다.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의 여자배구 대표팀은 6월부터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을 치른다. 지난해 5월 2024 VNL에서 3년간 이어진 지옥의 30연패를 끊긴 했지만, 세계랭킹 35위 한국은 여전한 약자이자 도전자다.

 

마지막 자존심이 걸렸다. VNL 출범 당시 얻은 코어 국가 자격 덕에 하부리그격인 챌린저컵으로의 강등을 피해왔지만, 그 효력은 지난해까지였다. 올해 최하위를 기록하면 가차 없이 떨어진다. 모랄레스호는 최소 3승과 잔류를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남자대표팀은 2018년 VNL에서 강등된 후,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중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1년 지연 개최)에서는 61년 만의 노 메달 수모까지 안았다.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의 지휘 아래 오는 6월 바레인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을 치르고 9월에는 필리핀서 열릴 세계선수권에 11년 만에 나선다. 세계선수권이 출전국을 32개국을 늘리며 행운의 막차를 탄 덕이다. 단계적인 세계랭킹 등반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쌓아가야 할 때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남자배구 대표팀 감독(왼쪽)과 페르난도 모랄레스 감독이 지난해 4월 열린 신임 감독 기자회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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