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방송 출연 중단을 선언했다. 요리예능의 핵심 출연자의 부재가 방송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백 대표는 6일 오전 유튜브 채널 '백종원 PAIK JONG WON'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밝혔다. 서면 입장문, 그리고 지난 3월 더본코리아 주주총회에 참석해 주주들을 향해 고개 숙인데 이어 또 한 번 사과의 입장을 전했다.
영상에서 백종원은 “모든 문제는 나에게 있다. 내가 바뀌어야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책임을 통감하며 “품질, 식품 안전, 축제 현장 위생을 포함한 그 외 모든 사안에 대해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며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직 쇄신과 직원과의 소통을 통해 기업 문화를 바꾸겠다는 약속과 함께 “2025년을 더본코리아가 완전히 새로워지는 제2의 창업 원년으로 삼겠다”는 다짐을 더했다.
더본코리아는 외식업 가맹점 사업을 기반으로 사업체를 확장해 왔다. 더본코리아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점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현실이다. 백종원은 “가장 가슴 아픈 것은 가맹점주님들의 절박한 상황이다. 긴급 지원대책을 마련한 직후 현장을 찾아가 점주님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있다”면서 “이미 발표한 긴급 지원 대책과 별도로 브랜드별로 전폭적인 지원방안을 추가로 시행하겠다. 본사의 수익을 가맹점주님들과 나눈다는 마음으로 다음 주중 대규모 지원 플랜을 가동하겠다”고 약속했다.
요식업계 대부로 ‘쿡방’의 시초를 이끈 백종원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능 프로그램뿐 아니라 각종 요리 관련 프로그램의 메인 출연자로 활동해왔다. 방송을 통한 인지도 상승, 더본코리아가 운영 중인 브랜드의 광고 효과도 컸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상장한 이후 위기가 시작됐다. 올해 2월부터 ‘빽햄’ 품질 논란, 농지법 위반 의혹, 원산지 표기 오류 등 동시다발적인 문제점 제기가 시작됐고. 직원이 면접을 명목으로 여성 지원자를 술자리에 부르거나 축제 현장에 집기와 재료를 방치했다는 의혹 등을 받았다.

백종원은 입장문을 통해 상장기업 대표로서 방송활동을 병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최근 ‘방송 갑질’이라는 무서운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또한 나의 잘못”이라고 인정하며 “좋은 방송 콘텐츠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저의 말이나 행동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었다면 나의 책임이고 불찰”이라고 재차 사과했다.
이어 “현재 촬영 중인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방송인이 아닌 기업인 백종원으로서 저의 모든 열정과 온 힘을 오롯이 더본코리아의 성장에 집중하겠다”며 향후 기업가로서의 행보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다.
일명 ‘백종원 리스크’에 방송계도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메인 호스트로 출연하는 프로그램만 줄줄이 공개 대기중이기 때문이다.

요리 예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흑백요리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요리계급전쟁’은 5일 열린 6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방송 부문 대상의 영예를 안을 정도로 성공한 콘텐츠다. 시즌1의 흥행으로 일찌감치 시즌2 제작을 확정해 올해 하반기 공개가 예상되는 바. 백종원은 시즌1과 마찬가지로 안성재 셰프와 심사위원으로 출연한다.
‘흑백요리사’ 시즌2를 비롯해 tvN ‘장사천재 백종원’ 시즌3도 최근 촬영을 마쳤다. 백종원이 해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과정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도시를 옮겨가며 요식업 기술을 활용해 현지인에게 요리를 판매했다.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각종 논란 속에서 지난달 프랑스 현지 촬영 현장이 유포되자 tvN 측은 “변경 및 취소가 어려운 해외 촬영 특성상 정해진 일정대로 촬영 중이다. 편성은 미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MBC 방송 예정이던 예능 ‘남극의 셰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MBC와 LG유플러스 스튜디오 X+U가 공동 기획한 ‘남극의 셰프’는 백종원이 남극 월동대 대원들을 위해 따뜻한 음식을 대접하는 과정을 담은 예능으로 조기 대선 정국으로 인해 편성 일정이 조정됐다. 지난해 10월 현지 촬영을 마친 만큼 공개를 앞둔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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