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0)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5일(한국시간) 2011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5선 도전에 실패, 한국축구가 FIFA는 물론 AFC에서 차지하는 영향력 위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말 2022년 월드컵 유치에 실패한 정 명예회장은 이번 FIFA 부회장 재임도 좌절돼 축구 외교 무대에서 차지했던 입지를 모두 잃게 됐다.
이번 선거는 최근 월드컵 개최지 투표에서 드러났듯 ‘정몽준 1인 외교’의 위험성과 한계점에 대한 장기적 대책이 부족했다는 것이 축구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문선 명지대학교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스포츠 외교는 인맥이 핵심이다. 정 명예회장은 1994년부터 FIFA 부회장을 맡으면서 한국 축구 외교의 얼굴이 됐다”며 “아쉬운 점은 그간 AFC의 각종 분과위원회에 한국 사람을 제대로 진출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AFC의 21개 분과위원회(집행위원회 포함)에는 단 7명의 한국인만 포함돼 있다. 하지만 임은주 심판과 김주성 국제국장이 맡은 심판위원회와 경기위원회를 뺀 나머지 분과위원회는 한국의 축구 외교 측면에서 사실상 큰 영향력이 없는 조직들이다.
결국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이로써 AFC와 FIFA에서 한국의 목소리를 대변할 창구도 사라지게 돼 한국 축구는 말 그대로 외교 암흑기를 맞게 됐다. 월드컵과 올림픽의 아시아지역 예선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한국의 이익을 대변할 영향력도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앞으로 FIFA 및 AFC 주관 대회를 국내에 유치하려고 할 때도 힘을 실어줄 배경이 없어졌다. 신 교수는 “그동안 한국 축구 외교에서는 머리만 있었지 뒤를 받쳐줄 몸통이 없었다. 앞으로 한국 출신 인사들이 AFC 분과위원회에 지속적으로 진출하지 못하면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받을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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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회장, FIFA 부회장 5선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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