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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하고 있습니다(웃음).”
1루와 외야를 오갔던 과거는 잊어도 좋다. 보다 안락한 새 보금자리를 찾았기 때문. ‘천재타자’ 강백호(KT)의 2025시즌 포수 변신 프로젝트는 순항 중이다. 12일 호주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훈련에서도 육중한 장비를 차고 구슬땀을 흘렸다. 이제야 제 자리를 찾은 덕분일까. 훈련 내내 밝은 표정으로 ‘파이팅’을 외치며 동료들과 교감하는 그의 모습이 유독 빛났다.
서울고 재학 시절만 해도 주 포지션은 포수였다. 다만, 프로 입성 후에는 1루와 코너 외야를 맡는 등 인연이 닿지 않았다. 마침내 수비 포지션 방황을 끝낼 기회가 왔다. 지난 2024시즌 정규리그 도중 포수 마스크를 다시 쓰기 시작한 것. 이벤트성이 아니었다. 30경기 출전, 포수 수비이닝(169⅔)도 제법 챙겼다. 선발로도 19경기를 나섰다. 캠프지에서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올 시즌은 포수로 더 많은 경기를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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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로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건 2018년 데뷔 후 올 시즌이 처음이다. 포수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 중이다. 투수들과의 호흡을 맞추기 위한 피칭 연습은 물론, 볼 배합, 포구 자세, 송구 동작 등 세밀한 부분을 재차 덧입히고 있다. 선수 본인도 “보통의 캠프 때랑은 다르더라. 스케쥴도 그렇고,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편하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다. 강백호는 “포수 공부가 참 어렵고, 모르는 것도 많다. 상대 타자도 분석해야 하고, 승부하는 것부터 신경 쓸 게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작년엔 갑작스럽게 포수를 시작해 미숙한 게 있었다면, 올 시즌은 전체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듯싶다”고 전했다.
동료들의 존재도 큰 힘이다. KT는 이번 캠프에만 장성우, 강백호, 조대현, 강현우, 김민석 등 포수 5명을 데려간 바 있다. 특히 주장인 장성우는 든든한 ‘길라잡이’다. 강백호는 “(장)성우 형은 베테랑이고, 또 우승포수다. 모르는 게 많다 보니 많은 걸 여쭤보면서 노하우를 쌓고 있다”고 특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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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는 후배의 변화에 엄지를 치켜세운다. 그는 “(강)백호 스스로 포수를 즐기고 있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포수가 앉는 위치부터 미트의 높낮이 등 정말 디테일한 질문이 많고, 쉴 때도 포수 수비 동영상을 챙겨보더라. 확실히 달라진 게 돋보인다”고 미소 지었다.
캡틴만 돕는 게 아니다. 장재중 배터리코치, 동기인 조대현 등도 조력자다. 포수들 간의 복기 및 토론 시간 또한 잦은 편이다. 강백호는 “포수들끼리 상황별로 경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확률적으로 뭔가 좋은 판단인지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설명했다.
업그레이드된 ‘포백호(포수 강백호)’를 기대할 만하다.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철저한 준비까지 더해졌다. 강백호 역시 “작년보다 모든 면에서 좋아져야 한다”며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KT도 더 적극적으로 강백호의 포수 출전을 늘릴 계획이다. 오는 20, 21일 멜버른 볼파크서 열리는 호주프로야구(ABL) 멜버른 에이스와의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는 주전 장성우가 휴식 예정이다. 이에 강백호가 출전 시간을 많이 가져갈 것으로 점쳐진다. 새 출발선에 섰다. 천재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질롱(호주)=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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