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쌓이면 시선 달라지지 않을까" 소신 발언

임현주 MBC 아나운서가 노키즈존에 관해 의견을 개진했다.
임 아나운서는 1일 “어제 생각을 적었는데 공감도, 다른 의견도 주셔서 조금 더 풀어 써본다”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이는 지난달 31일 SNS에 올린 글이 확산되면서 전한 추가 글이다. 이날 임 아나운서는 아이와 방문했던 카페에서 ‘노키즈존(영유아와 어린이를 동반한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업소)’ 안내를 받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는 사실을 공유했다. “새삼 노키즈존이 왜 이리 많은지. 소위 힙한 곳에 아이는 왜 갈 수 없을까? 어떤 민폐가 되는 걸까?”라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임 아나운서는 “나 역시 노키즈존이 생긴 이유를 이해하고 있고, 어느새 익숙해졌다. 가끔 깜빡할 때도 있는데, 어제는 유독 그 현실이 크게 다가왔다”고 했다. ⠀"아이가 떠드니까, 우니까, 방해되니까. 노키즈존은 주인 자유라는 말 역시 이해한다”면서도 “한 번쯤은 달리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이대를 불문하고 어른들도 그런 사례는 다양한데, 개인 행동이 아닌 유독 노키즈로 분류하는 건 전체를 묶어서 배제하는 것 아닐까”라고 소신을 밝혔다.
“부모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비칠 수 있을 수 있단 걸 알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는 게 한편으로 조심스럽다”고 말한 그는 “실제로는 아이를 보고 말을 걸어오거나 웃어주는 얼굴을 훨씬 더 많이 마주한다. '이 간극의 정체는 뭘까' 신기했고 아이와 외출이 더 이상 긴장의 순간이 아니게 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임 아나운서는 최근 두 아이와 함께 방문한 식당에서 받은 도움의 손길을 언급했다. “옆 테이블에 있던 어머님이 둘째를 안아줬다. 우리가 밥을 먹을 수 있게 아이를 돌봐주겠다고 해 무척 감사했다”며 “옛말처럼 공동체가 아이를 키우는 것, 아이와 부모와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런 경험이 쌓이면, 많은 것들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임현주 아나운서는 2013년 MBC에 입사했다. 2018년 여성 앵커 최초로 안경을 쓰고 '뉴스투데이'를 진행했고, 2020년에는 시사교양프로그램 '시리즈M'에서 진행한 '노 브래지어 챌린지'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2023년 2월 영국 출신 작가 다니엘 튜더와 결혼한 그는 지난해에는 생후 170일 된 딸을 안고 생방송 해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이하 임현주 아나운서 SNS 글 전문
스토리에 어제 하루를 마무리 하며 들었던 생각을 적었는데 공감도, 다른 의견도 주셔서 조금 더 풀어 써봅니다. 제가 ‘새삼’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저 역시 노키즈존이 생긴 이유를 이해하고 있고, 어느새 익숙해졌기 때문이에요. 아이와 외출할 땐 카페나 식당의 출입 가능 여부부터 검색하는 게 자연스러워졌고요. 가끔 깜빡할 때도 있는데, 어제는 유독 그 현실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아이가 떠드니까, 우니까, 방해되니까. 노키즈존은 주인의 자유라는 말 역시 이해합니다. 안전상의 이유가 있는 곳도 있고요. 다만 한 번쯤은 달리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이의 그런 모습들이 ‘민폐’라고 납작하게 규정되고 시선들이 쌓이면 아이가 ‘배제 되어도 괜찮은 존재’처럼 나도 모르게 내면화 될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온라인엔 일부 부모의 무책임한 행동이 논란이 되는 영상들도 있고, 그런 장면들을 보면 ‘그래서 노키즈존이 필요하지’ 싶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대를 불문하고 어른들도 그런 사례는 다양하게 있는데, 개인의 행동이 아닌 유독 ‘노키즈’로 분류하는 건 전체를 묶어서 배제하는 것 아닐까 하고요. 만약 ‘30대 남성 출입 금지’ ‘20대 여성 출입 금지‘ ‘어르신 금지’ 이런 문구를 보면 황당하지 않을까 상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아이에게만 그 문장이 너무 익숙한 사회가 된 건 아닌지요.
이런 글을 쓰는게 한편으론 조심스러운 이유는 부모의 이기적인 생각으로 비칠 수 있을 수 있단 걸 알기 때문입니다. ‘아이랑 갈 수 있는 곳이 많은데 거길 가면 되지 굳이 왜?’ 저 역시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런 조심성이 내제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를 보고 말을 걸어오거나 웃어주는 얼굴들을 훨씬 더 많이 마주하게 됩니다. 이 간극의 정체는 뭘까 신기했고 아이와의 외출이 더이상 긴장의 순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 아이 둘을 데리고 한 식당에 들어갔었는데요. 밥이 나왔는데 아이들이 동시에 칭얼대는 시동을 걸기 시작하니 밥을 먹을 틈이 생기질 않고 진땀이 나서 아이 둘과 외식은 사치였나 후회가 슬쩍 밀려왔습니다. 그때 옆 테이블에 있던 어머님이 둘째를 안아 주셨어요. 저희가 밥을 먹을 수 있게 아이를 돌봐 주겠다면서요. 무척 감사했고 이후로도 내내 생각이 났습니다. 옛말처럼 공동체가 아이를 키우는 것, 아이와 부모와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런 경험이 쌓이면, 아이를 바라보고 대하는 많은 것들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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